갑상선은 목 앞쪽에 위치한 나비 모양의 내분비 기관으로, 우리 몸의 신진대사를 조절하는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갑상선 기능이 저하되면 피로감, 체중 증가, 우울감, 추위에 대한 민감성 등이 나타날 수 있고, 반대로 기능 항진이 있을 경우 심장 두근거림, 체중 감소, 불안감 등의 증상이 동반될 수 있습니다. 이러한 갑상선의 건강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약물 치료 외에도 올바른 식습관이 매우 중요합니다.
이번 글에서는 갑상선 기능을 돕고, 갑상선 질환의 예방과 관리에 도움을 줄 수 있는 7가지 대표적인 음식을 소개합니다. 또한 각 음식에 포함된 영양소와 작용 기전을 설명하여, 갑상선 건강을 위한 식단 구성에 도움이 되시길 바랍니다.
1. 다시마와 미역 – 천연 요오드의 보고
요오드는 갑상선 호르몬 합성에 반드시 필요한 무기질입니다. 요오드가 부족하면 갑상선이 비대해지는 ‘갑상선종’이 발생할 수 있으며, 심하면 갑상선 기능저하증으로 이어집니다. 다시마와 미역은 천연 요오드가 풍부하게 함유된 대표적인 해조류입니다.
다시마는 건조 상태 기준 100g당 약 2,500~8,000㎍의 요오드를 포함하고 있으며, 이는 하루 권장량(성인 기준 약 150㎍)을 훨씬 상회합니다. 미역 역시 요오드 외에 식이섬유, 칼슘, 마그네슘 등의 미네랄이 풍부하여 전반적인 건강 유지에 좋습니다.
주의사항: 요오드를 과다 섭취하면 오히려 갑상선 기능에 혼란을 줄 수 있으므로, 하루 한두 번 반찬이나 국물로 섭취하는 정도로 제한하는 것이 좋습니다.
2. 브라질너트 – 셀레늄의 최고 공급원
셀레늄은 갑상선 호르몬의 활성화 과정에 관여하는 미량 영양소로, T4(티록신)를 T3(삼요오드티로닌)로 전환시키는 데 필수적입니다. 또한 강력한 항산화 작용을 통해 갑상선 조직을 산화 스트레스로부터 보호하는 역할을 합니다.
브라질너트는 식품 중에서 셀레늄 함량이 가장 높은 편이며, 하루 1~2알만 섭취해도 하루 필요량을 충족할 수 있습니다. 단, 셀레늄도 과잉 섭취 시 탈모, 손톱변형, 위장장애 등의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으므로 적당량을 지키는 것이 중요합니다.
견과류 중에서도 특히 브라질너트는 고소한 풍미와 함께 갑상선 보호 효과를 기대할 수 있어, 갑상선 건강을 염두에 둔 식단에 적극 활용하면 좋습니다.
3. 달걀 – 요오드와 셀레늄이 동시에
달걀은 완전식품으로 불릴 정도로 다양한 영양소를 함유하고 있습니다. 특히 노른자에는 요오드와 셀레늄이 동시에 들어 있어 갑상선 건강을 위한 이상적인 식품입니다.
달걀 1개에는 약 24㎍의 요오드, 15㎍의 셀레늄이 함유되어 있으며, 이는 하루 필요량의 상당 부분을 충족합니다. 또한 단백질, 비타민 D, 콜린 등도 풍부하여 전반적인 호르몬 균형 유지에 도움을 줍니다.
달걀은 삶거나 반숙으로 섭취하면 영양 손실이 적고, 다양한 요리에 활용할 수 있어 꾸준히 섭취하기에 매우 유리합니다.
4. 연어 – 오메가-3 지방산과 비타민 D
연어는 대표적인 등푸른 생선으로, 갑상선 기능 이상으로 인한 염증 완화에 도움을 주는 오메가-3 지방산이 풍부합니다. 오메가-3는 염증성 사이토카인의 생성을 억제하고, 면역 조절에 관여함으로써 갑상선염이나 자가면역성 갑상선 질환에 유익할 수 있습니다.
또한 연어에는 비타민 D가 다량 함유되어 있는데, 이는 갑상선 호르몬 수용체의 기능을 향상시키고, 면역력 강화에도 도움을 줍니다. 갑상선 기능저하증이 있는 사람은 종종 비타민 D 결핍을 동반하므로, 연어 섭취는 중요한 보조 전략이 될 수 있습니다.
일주일에 2~3회 구이나 찜, 훈제 연어 등 다양한 형태로 섭취하면 좋습니다.
5. 시금치 – 철분과 마그네슘의 공급원
갑상선 기능이 저하된 사람은 종종 철분 부족을 겪기도 합니다. 철분은 갑상선 호르몬 합성 과정에서 필수적인 효소의 활성에 영향을 주는 영양소입니다. 또한 마그네슘은 스트레스 조절과 신경 안정에 기여함으로써 간접적으로 갑상선 기능 유지에 도움을 줄 수 있습니다.
시금치는 철분과 마그네슘, 비타민 A와 C도 풍부하여 항산화 작용을 통한 갑상선 보호에 기여할 수 있습니다. 생으로 먹기보다는 살짝 데쳐서 나물로 섭취하는 것이 흡수율을 높이는 데 도움이 됩니다.
6. 통곡물 – 식이섬유와 아연의 보고
통곡물에는 갑상선 호르몬의 작용을 돕는 아연이 풍부하게 함유되어 있습니다. 아연은 특히 갑상선 호르몬 수용체의 감수성을 높이는 데 관여하며, 갑상선 기능저하증 환자에게 유익한 영양소입니다.
현미, 귀리, 보리, 통밀빵 등은 풍부한 식이섬유도 함께 제공하여 변비 완화와 혈당 조절에도 도움이 되며, 이는 갑상선 기능저하증으로 인해 발생할 수 있는 대사 저하 증상을 개선하는 데도 긍정적입니다.
정제된 곡물보다 통곡물을 중심으로 식단을 구성하는 것이 갑상선 건강은 물론 전반적인 대사 건강 유지에도 효과적입니다.
7. 요거트 – 유산균과 요오드의 조화
요거트는 프로바이오틱스(유산균)가 풍부하여 장 건강에 도움을 주며, 갑상선 기능에 간접적인 긍정 효과를 기대할 수 있습니다. 특히 자가면역성 갑상선 질환(예: 하시모토 갑상선염)은 장내 환경과 연관되어 있다는 연구 결과가 많아, 장내 미생물 균형은 중요한 관리 요소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또한 요거트는 요오드도 일정량 포함하고 있어, 하루 한 컵 섭취로 갑상선 건강을 유지하는 데 실질적인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단, 무가당 플레인 요거트를 선택하고, 과일이나 견과류와 함께 섭취하면 영양과 맛을 모두 만족시킬 수 있습니다.
결론: 갑상선을 지키는 식단, 꾸준함이 핵심
갑상선은 작은 기관이지만 인체의 에너지 대사에 미치는 영향은 매우 큽니다. 요오드, 셀레늄, 아연, 철, 마그네슘, 비타민 D 등 갑상선 기능에 필수적인 영양소들을 식품을 통해 꾸준히 섭취하는 것이 예방과 치료에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오늘 소개한 다시마, 브라질너트, 달걀, 연어, 시금치, 통곡물, 요거트를 일상 식단에 자연스럽게 포함시키는 것만으로도 갑상선 건강을 지키는 데 큰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물론, 기존에 갑상선 질환을 앓고 계신 분이라면 주치의와의 상담을 통해 개인별 맞춤 식단을 구성하는 것이 가장 안전한 접근법입니다. 하지만 건강한 사람이라도 갑상선 기능이 서서히 저하되는 중장년 이후를 대비하여 이러한 음식을 생활화하는 습관을 들이면, 평생 건강을 지키는 데 도움이 될 것입니다.
참고자료:
- 대한갑상선학회 자료
- 국립암센터 건강정보
- 미국 Thyroid Association – Nutritional Guideline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