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청남도 남부에 위치한 금산군은 예로부터 산과 물이 어우러진 풍요로운 자연환경 속에서 삶을 이어온 지역입니다. 인삼의 고장으로 가장 널리 알려져 있지만, 사실 금산은 삼국시대부터 조선, 근현대에 이르기까지 깊고 풍부한 역사를 간직한 문화 중심지이기도 합니다. 유서 깊은 유적지, 지역 고유의 문화와 전통, 그리고 산지에서 비롯된 건강한 먹거리까지 갖춘 금산군은 역사·문화·미식 여행을 동시에 즐기기에 최적의 여행지입니다. 이 글에서는 금산군의 주요 역사 유적지부터 전통 문화 행사, 음식까지 차례대로 소개하겠습니다.
금산 진악산성, 갑사,
금산군의 땅은 고대로부터 전략적 요충지였습니다. 백제 시기에는 국방상 중요한 방어선으로 기능했으며, 조선시대에는 충청도의 행정과 군사 거점으로 활용되었습니다. 그 흔적은 오늘날에도 고스란히 남아 있으며, 역사적 장소마다 당대의 정신과 문화를 느낄 수 있는 흔적이 남아 있습니다.
가장 대표적인 유적지는 진악산성입니다. 금산읍 외곽에 위치한 이 산성은 고려 말과 조선 초에 활용되었던 것으로 추정되며, 현재 일부 성벽이 복원되어 등산객과 역사 탐방객에게 인기 있는 코스로 자리 잡고 있습니다. 진악산성은 금산을 중심으로 한 국방의 핵심 요충지로 기능했으며, 주변 경관과 어우러진 성벽의 모습은 당시 방어체계의 철저함을 실감케 합니다.
또한 금산군 남이면에 위치한 수통리 고분군은 백제의 지배가 미쳤던 시기의 무덤들이 밀집해 있는 지역으로, 당시 귀족 또는 지배층의 문화와 장례 풍습을 살펴볼 수 있는 중요한 유적입니다. 고분의 형태와 출토 유물들은 금산이 단순한 농업 중심지가 아니라, 문명 교류의 중심지였음을 보여줍니다.
불교 유산도 풍부합니다. 대표적인 사찰로는 갑사와 금산사가 있습니다. 갑사는 금산군 제원면에 위치한 천년 고찰로, 신라시대 창건되어 현재까지도 전국 불자들의 수행처로 사랑받고 있습니다. 갑사의 대웅전, 범종루, 마애불 등은 문화재청에서도 중요하게 관리하고 있으며, 사계절 내내 관광객과 순례자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습니다. 특히 가을 단풍이 물드는 시기의 갑사 풍경은 전국 단풍 명소로도 손꼽힙니다.
또한 금산군은 독립운동의 흔적도 고스란히 남아 있는 지역입니다. 일제강점기 때는 금산청년들이 주축이 되어 항일운동과 비밀결사 활동을 이어갔으며, 이를 기리는 금산독립기념관과 금산의병기념비가 조성되어 후세에게 역사의식과 자긍심을 심어주는 교육의 장으로 활용되고 있습니다.
금산인삼축제, 금산농악
금산군은 단지 역사 유적이 많은 지역을 넘어서, 지금 이 순간에도 살아 있는 전통문화를 실천하고 계승하는 고장입니다. 특히 금산인삼축제는 전국적인 인지도를 갖춘 대표 축제로, 지역 주민들이 단지 주최자가 아니라 주인공이 되는 문화 행사로 발전해왔습니다.
금산인삼축제는 매년 가을, 수확기인 9~10월경 금산읍 일원에서 대규모로 열립니다. 이 축제는 단순히 인삼을 홍보하는 행사를 넘어, 인삼을 중심으로 한 음식, 전통 의식, 민속놀이, 건강 상담, 힐링 체험이 결합된 종합 문화 축제로 자리 잡고 있습니다. 전국에서 몰려든 관광객들은 인삼 수확 체험, 전통 다도 체험, 인삼 요리 만들기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즐길 수 있으며, 어린이부터 어르신까지 모든 세대가 함께하는 축제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또한 금산문화원을 중심으로 연중 다양한 전통 문화 강좌와 행사가 개최됩니다. 농촌 지역이지만 문화예술에 대한 주민들의 관심과 참여가 매우 높으며, 민속예술제, 국악 공연, 향토사 강연 등이 정기적으로 진행되고 있습니다. 특히 정월대보름, 단오, 추석 등 세시풍속에 맞춰 마을 단위로 이어지는 전통행사는 관람이 아닌 ‘참여형 행사’로 이루어지며, 외부 방문객에게도 개방되고 있습니다.
지역의 교육기관과도 연계하여 어린이들을 위한 전통문화 체험교실, 인형극, 판소리 교육 등이 활성화되어 있으며, 이는 지역문화의 계승과 창조라는 측면에서 매우 고무적인 흐름입니다.
더불어 금산에는 각 면 단위로 전승되는 금산농악이 있으며, 이는 풍년과 안녕을 기원하며 마을 단위로 공연되는 전통 예술로, 현재 문화재로 등록되어 관리되고 있습니다. 이와 함께 매년 풍년기원 당산제, 선농제 등의 전통 제례 문화도 여전히 이어지고 있어, 금산은 '살아 있는 민속문화 박물관'이라 불러도 손색이 없습니다.
인삼불고기, 인삼튀김, 들깨국수
금산을 이야기할 때 인삼을 빼놓을 수 없습니다. 금산은 국내 최대 인삼 주산지로, 전국 인삼 생산량의 70% 이상을 차지하며, 수출 중심지이기도 합니다. 이러한 인삼은 단순히 약재로만 소비되는 것이 아니라 다양한 형태의 음식으로도 가공·조리되어 관광객의 입맛을 사로잡고 있습니다.
대표적인 음식은 인삼불고기, 인삼삼계탕, 인삼전, 인삼튀김 등입니다. 인삼의 쌉싸름한 향과 영양은 육류와 조화를 이루며 건강식으로 재탄생되고 있으며, 특히 금산읍 중심가에는 인삼요리 전문 식당들이 모여 있는 ‘인삼음식거리’가 조성되어 있어 식도락 여행객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습니다.
또한 더덕구이, 산나물 비빔밥, 묵밥 등 산지와 가까운 지형을 활용한 음식도 많이 발달되어 있습니다. 금산의 산간 지역에서는 친환경 농법으로 재배된 제철 나물과 약초들이 다양하게 활용되며, 그 중 일부는 ‘슬로우푸드 인증’을 받기도 했습니다. 특히 약초와 함께 끓인 국물 요리나 된장국은 노년층은 물론 웰빙식에 관심 있는 젊은 세대에게도 큰 호응을 얻고 있습니다.
금산 전통시장에서는 매주 다양한 향토 음식들을 직접 맛보고 살 수 있으며, 특히 수제 약초떡, 인삼막걸리, 들깨칼국수 등이 관광객에게 인기입니다. 또한 지역 농가와 연계한 농촌음식체험 프로그램도 운영되어, 실제로 재료를 캐고 손질하여 직접 요리해보는 경험도 가능합니다.
최근에는 금산의 음식 문화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건강 퓨전 음식’도 주목받고 있습니다. 인삼과 고추냉이, 더덕 등을 활용한 샐러드, 인삼베이커리, 인삼칵테일 등은 지역 청년 창업자들이 선보이는 신개념 로컬푸드로, 관광객들에게 새로운 미식 경험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금산군은 단순한 인삼 특산지에 머물지 않고, 고대부터 현대까지의 역사, 깊이 있는 유적지, 살아 있는 전통문화, 그리고 건강한 먹거리가 어우러진 복합 문화여행지입니다. 진악산성과 수통리 고분군에서 고대사의 흔적을 따라가고, 금산인삼축제에서 지역문화를 체험하고, 인삼불고기와 묵밥으로 남도의 맛을 즐기는 하루—이 모든 것이 가능한 곳이 바로 금산입니다.
휴식과 배움, 체험과 미식이 모두 가능한 여행을 찾고 있다면 지금 바로 금산군으로 떠나보세요. 몸과 마음이 건강해지는 여행, 금산이 답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