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라북도 남부 내륙에 위치한 순창군은 조용한 시골마을이자 수천 년 전통의 고장입니다. 발효 명인의 땅, 치유와 힐링의 고장으로 불리는 이곳은 고추장, 된장 등 장류문화로 유명하며, 역사와 자연, 음식이 한데 어우러진 여행지로 사랑받고 있습니다. 이번 글에서는 순창의 역사, 유적지, 문화 콘텐츠, 음식문화를 중심으로 그 가치를 깊이 있게 소개합니다.
순창현, 고산 윤선도,
순창군은 백제 시대부터 역사의 흐름 속에서 중요한 지역적 역할을 해온 곳입니다. 지리적으로는 섬진강 상류에 위치해 예로부터 농경과 교통이 발달한 곳으로 알려져 있으며, 삼국시대에는 백제의 변방 군사적 요충지로 활용되었고 통일신라 시대를 지나 고려와 조선에 이르기까지 행정과 문화의 중심지로 기능했습니다.
순창이라는 이름은 조선 태종 시기 ‘순창현’으로 개칭되며 본격적으로 역사에 그 명칭이 기록되기 시작합니다. ‘순(淳)’은 순박하고 어질다는 뜻이고, ‘창(昌)’은 창성하다는 의미로, 순창은 곧 ‘순하고 번성한 고을’이라는 뜻을 지녔습니다. 이는 현재 순창 주민들의 따뜻한 인심과 공동체 정신을 대변하는 지명이라 할 수 있습니다.
조선시대에는 유림 문화가 활발했던 지역으로, 고산 윤선도, 미수 허목 등 유학자들이 이곳을 오가며 글을 남기기도 했습니다. 또한 일제강점기에는 항일운동이 활발히 전개되었던 곳 중 하나로, 순창 출신 독립운동가들이 다수 존재하며, 그 흔적은 지역 곳곳에 기념비로 남아 있습니다.
현대에 들어서는 전통장류를 산업화한 대표 사례로서 전국적으로 주목을 받고 있으며, '순창 고추장'은 국가 브랜드로까지 성장했습니다. 이러한 배경 덕분에 순창군은 문화관광도시이자 식품산업 중심지로서 활로를 넓히고 있습니다.
순창향교, 강천산 군립공원, 남계서원
순창에는 깊은 역사와 문화를 간직한 유적지들이 많습니다. 대표적인 장소는 순창향교로, 조선 중기 건립된 이 향교는 유교 교육의 중심지 역할을 해왔으며, 지금도 석전대제와 같은 유교 제례가 엄숙하게 진행되고 있습니다. 향교의 고즈넉한 분위기와 전통 건축물은 순창의 정체성과 역사를 엿볼 수 있는 좋은 공간입니다.
또한 강천산 군립공원은 순창을 대표하는 자연유산이자 문화유산입니다. 이곳은 고려 말 이성계가 방문했다는 기록이 전해지는 명소로, 1990년대 이후 정비를 거쳐 전국적인 산림 관광지로 거듭났습니다. 단풍철이면 전라도 제1의 단풍명소로 꼽히며, 출렁다리와 구름다리, 계곡 트레킹 코스로 인기입니다. 역사와 자연이 어우러져 있는 강천산은 연중 내내 방문객의 발길이 끊이지 않습니다.
순창읍 중심에는 순창고추장민속마을이 위치해 있습니다. 전통방식의 고추장 제조 과정을 직접 체험할 수 있는 이 마을은 장독대 수천 개가 늘어선 장관으로 유명하며, 순창 장류의 위상을 직접 느낄 수 있는 관광지입니다. 외국인 관광객에게도 인기가 높아, 순창의 대표 문화자원으로 꼽힙니다.
그 외에도 적성산성, 향가유원지, 남계서원, 순창전통문화체험관, 순창장류박물관 등이 지역의 역사를 고스란히 전해주는 공간들입니다. 이들 명소는 단순히 구경하는 관광지를 넘어, 순창의 문화적 정체성을 배우고 체험할 수 있는 교육형 관광지로서 높은 가치를 지닙니다.
이처럼 순창은 유적지와 자연경관이 유기적으로 연결되어 있어, 조용하지만 알찬 여행이 가능한 최적의 힐링 장소입니다.
순창장류축제, 순창고추장, 고추장불고기
순창의 문화를 대표하는 것은 단연코 장(醬)입니다. 장은 단순한 발효식품을 넘어, 수백 년을 이어온 삶의 지혜이자 가족과 공동체를 잇는 상징입니다. 순창에서는 이를 기반으로 다양한 문화 행사가 진행됩니다.
가장 대표적인 축제는 순창장류축제입니다. 매년 가을 열리는 이 축제는 순창의 전통 고추장을 중심으로 다양한 발효식품과 요리를 즐길 수 있는 행사로, 체험 중심의 프로그램이 다양하게 구성되어 있습니다. 전통장 담그기, 장아찌 만들기, 장터 요리경연대회 등은 가족 단위 관광객에게 큰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또한 순창은 최근 건강과 치유를 주제로 한 힐링문화도시로의 전환을 시도하고 있으며, 발효소재과학관, 장수마을 체험관, 건강장수체험관 등을 통해 관광객에게 문화적·신체적 힐링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이는 순창이 단순한 농촌이 아닌 미래형 농촌 문화도시로 발전하고 있음을 보여줍니다.
순창의 향토음식은 고추장을 기반으로 한 다양한 한식 메뉴입니다. 고추장불고기, 비빔밥, 청국장, 된장찌개, 강된장 쌈밥, 장아찌 백반 등이 대표적입니다. 특히 고추장불고기는 지역 특유의 단맛과 깊은 발효풍미가 어우러진 맛으로, 현지 식당마다 특색이 있어 비교해보는 재미도 있습니다.
또한 지역 농산물인 두부, 청국장, 더덕, 쑥갓 등을 활용한 건강한 반찬과 나물 요리는 순창의 전통 식생활을 고스란히 담고 있습니다. 순창은 농업군이지만 로컬푸드의 품질과 유통시스템이 잘 갖춰져 있어, 장터나 식당 어디를 가든 건강한 식사를 할 수 있습니다.
순창의 음식은 단순한 먹거리 그 이상으로, 고향의 맛과 문화의 정수가 담긴 경험으로 기억됩니다.
결론
순창군은 역사의 깊이와 자연의 아름다움, 그리고 전통의 맛이 조화된 공간입니다. 강천산의 청정한 자연을 거닐고, 고추장민속마을에서 발효의 지혜를 체험하고, 순창향교에서 역사의 숨결을 느끼며, 장 담긴 불고기와 함께 따뜻한 밥 한 끼를 즐기는 여행. 진정한 힐링과 배움이 있는 순창은 누구에게나 열린 감동의 여행지입니다. 지금, 순창으로 떠나보세요. 정직하고 깊은 삶이 기다리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