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청북도 남부에 위치한 옥천군은 유유히 흐르는 금강과 풍부한 산림, 그리고 천년을 이어온 역사와 전통문화를 품은 고장입니다. 중부내륙을 대표하는 생태·역사문화도시로, 수도권과도 가까워 주말 여행지로 각광받고 있습니다. 옥천은 고려와 조선 시대를 거쳐 충북 문화의 중심지 중 하나로 성장했고, 수많은 유적지와 향토 음식이 지금까지 이어져오고 있습니다. 이 글에서는 옥천군의 역사적 의미, 가볼만한 유적지, 그리고 꼭 맛봐야 할 향토 음식까지 상세히 소개하여 여행 계획에 실질적인 도움이 될 정보를 제공하겠습니다.
옥천(옥천현), 국가지질공원인증지
옥천군의 역사는 고대 삼한시대의 마한 문화권에서 시작됩니다. 삼국시대에 백제의 영향권에 속해 있었으며, 지리적 특성상 군사적 요충지로도 중요한 역할을 해왔습니다. 특히 금강 상류 지역에 위치해 백제와 신라 간의 경계 지역으로 기능하면서 전략적 중요성을 지녔고, 다양한 문화와 교역이 오갔던 고장이기도 합니다.
고려시대부터는 본격적으로 행정구역으로서 옥천의 이름이 나타나며, 조선시대에는 ‘옥천현’으로 불리며 충청도의 중요한 고을로 자리매김했습니다. 유교 전통이 깊이 뿌리내리며 많은 선비와 학자가 배출되었고, 지금도 옥천군 곳곳에 서원, 향교, 누정 등의 유산이 남아 있어 당시의 학문과 사상 문화를 짐작하게 해줍니다.
옥천은 특히 독립운동가와 예술가의 고장으로도 유명합니다. 일제강점기에는 수많은 청년들이 이곳에서 독립운동에 참여했으며, 대표적인 인물로는 육영수 여사와 정지용 시인을 들 수 있습니다. 정지용 시인은 한국 현대시의 선구자로, 그의 생가와 문학관이 현재도 보존되어 있으며 많은 문학 애호가들이 찾는 명소가 되었습니다.
현대에 들어서 옥천은 대전권과의 인접성 덕분에 ‘중부권의 배후 도시’로 개발되고 있으며, 동시에 자연과 전통문화의 보존에 힘쓰고 있는 조화로운 도시입니다. 충북 유일의 국가지질공원 인증지이자, 충청도의 전통과 문화, 자연이 공존하는 고장으로 자리매김하고 있습니다.
장계향 생가, 옥천향교
옥천에는 고대부터 근대에 이르기까지 역사적 가치가 높은 유적지가 다양하게 존재합니다. 그중 가장 대표적인 곳은 정지용 생가와 문학관입니다. 이곳은 한국 현대시의 대표 주자인 정지용 시인의 출생지로, 그가 살던 전통 가옥이 원형 그대로 보존되어 있습니다. 주변에는 그의 시를 주제로 한 조형물과 시비, 문학 산책길이 조성되어 있어 가족 단위나 문학 애호가들이 즐겨 찾는 명소입니다.
또한 장계향 생가 역시 빼놓을 수 없습니다. 장계향은 조선 후기 여성 유학자로, 음식문화와 한문학에 뛰어난 업적을 남긴 인물입니다. 그녀의 생가에서는 조선 여성 문화를 이해할 수 있으며, 전통 음식 체험도 가능한 프로그램이 마련되어 있어 교육적 가치가 높은 유적지입니다.
유교문화를 대표하는 유적지로는 옥천향교가 있습니다. 조선시대에 세워진 이 향교는 여전히 향교제로 석전제와 교육활동이 이어지는 전통 교육 공간입니다. 옥천향교는 조용하고 엄숙한 분위기 속에서 전통 유림문화와 건축미를 함께 느낄 수 있는 장소로 추천할 만합니다.
옥천군에는 옥주사마소와 죽향서원, 장야서원 등 조선시대 지역 명문 가문과 학자들이 중심이 되어 건립한 교육시설이 많이 남아 있습니다. 이 서원들은 과거 유학자들의 학문 정신과 선현 숭배 문화를 고스란히 보여주는 공간이며, 문화재로 지정되어 보호되고 있습니다.
근대 문화유산으로는 옥천역사 문화거리가 있습니다. 1930년대 일본식 건물과 한국식 전통 가옥이 혼재된 거리로, 당시 옥천의 생활상과 상업 문화를 볼 수 있는 흔치 않은 장소입니다. 최근에는 카페와 전시 공간 등으로 리모델링되어 젊은 층의 방문도 늘고 있으며, 지역 주민과 관광객이 함께 즐길 수 있는 문화공간으로 자리잡고 있습니다.
자연 유산으로는 부소담악, 장령산 자연휴양림, 금강둘레길 등이 있습니다. 특히 부소담악은 금강이 형성한 침식 지형으로, 기암괴석과 맑은 물이 어우러진 풍경이 뛰어나며 최근 드라이브 및 사진 명소로 각광받고 있습니다.
도리뱅뱅이, 생선국수, 참마샐러드
옥천군의 향토음식은 금강의 맑은 물과 중부 내륙의 청정 자연이 키워낸 건강한 재료를 바탕으로 한 음식이 중심입니다. 그 중에서도 가장 유명한 향토음식은 단연 도리뱅뱅이입니다. 도리뱅뱅이는 금강에서 잡은 피라미를 간장 양념에 재운 후 원형으로 돌려가며 튀긴 음식으로, 바삭한 식감과 짭짤한 양념 맛이 일품입니다. 이름처럼 돌돌 돌려 놓은 모양이 독특해 보기에도 즐거운 음식입니다.
다음으로 소개할 음식은 올갱이해장국입니다. 맑은 물에서만 자라는 다슬기를 주재료로 한 해장국으로, 속을 편안하게 해주는 건강식입니다. 특히 옥천에서 나는 올갱이는 크기가 작고 육질이 단단해 국물 맛이 깊고 고소한 것이 특징입니다. 지역 식당에서는 대파, 마늘, 들깨가루를 듬뿍 넣은 진한 국물을 맛볼 수 있습니다.
또한 옥천은 생선국수로도 유명합니다. 멸치나 잉어를 삶아낸 육수에 국수를 넣고 먹는 이 음식은 시원하고 개운한 맛으로 지역 주민들에게 오랫동안 사랑받아온 향토음식입니다. 특히 겨울철이나 더운 여름철 모두 즐기기 좋은 음식으로, 최근에는 방송을 통해 전국적으로도 알려졌습니다.
옥천의 산지를 활용한 음식으로는 더덕구이, 도라지무침, 취나물비빔밥, 참마샐러드 등이 있습니다. 이들 음식은 대부분 지역에서 재배한 산나물, 뿌리채소를 이용하여 건강식을 지향하며, 도심에서는 접하기 힘든 순수한 농촌의 맛을 제공합니다.
전통 간식으로는 감잎떡, 들깨강정, 옥천한과 등이 있으며, 지역의 농산물을 활용한 감잎차, 매실청, 옥수수 찰떡 등 가공 식품도 인기가 많습니다. 특히 옥천 감잎은 카페인 함량이 낮고 항산화 성분이 풍부해 차로 끓여 마시면 건강에 좋은 기능성 식품으로도 알려져 있습니다.
옥천군에서는 ‘향토음식 체험관’도 운영 중이며, 사전 예약 시 전통음식 만들기 체험, 지역 식재료 쿠킹클래스 등을 진행하고 있어 가족 단위 방문객에게도 유익한 체험이 가능합니다.
옥천군은 충청도의 전통과 자연이 고스란히 살아 있는 역사문화도시입니다. 삼한시대의 흔적부터 근대문학, 항일운동, 그리고 지금까지 이어지는 지역 공동체의 삶과 정서는 이곳을 단순한 여행지가 아닌 ‘사람이 머물고 싶은 공간’으로 만들어줍니다. 고즈넉한 유적지에서의 사색, 금강과 산림이 어우러진 자연 속 힐링, 그리고 건강한 지역 식재료로 만든 향토음식까지 — 옥천은 하루만으로는 다 둘러보기 어려울 만큼 풍요로운 여행지입니다. 다음 여행지로, 꼭 한 번 옥천을 직접 걸어보고, 보고, 맛보는 시간을 가져보시길 추천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