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라남도 남해안에 위치한 완도군은 265개의 크고 작은 섬으로 구성된 해양 도시로, 수려한 자연경관은 물론 수천 년을 이어온 역사와 유적, 지역 고유의 전통문화, 해산물 중심의 향토음식까지 풍부한 관광 자원을 보유한 지역입니다. 본 글에서는 완도의 역사적 배경과 대표 유적지, 민속과 문화, 그리고 전통 음식을 소개합니다.
완도의 청해진
완도군의 역사는 해양을 중심으로 전개되었습니다. 고대에는 삼한시대 마한의 영토였으며, 이후 백제와 신라의 해상 활동이 활발했던 지역입니다. 특히 신라시대 장보고 장군이 청해진을 설치하면서 완도는 동아시아 해상 무역과 방어의 중심지가 되었습니다.
청해진은 828년 신라 흥덕왕 때 설치된 해상 군사기지이자 무역항으로, 중국, 일본, 아라비아 상인들이 오가던 국제적 해양 네트워크의 허브였습니다. 장보고는 이곳에서 해적을 소탕하고 해상 치안을 유지했으며, 이를 바탕으로 동아시아 교역권을 신라가 주도하게 하는 기반을 마련했습니다.
청해진은 현재 완도군 고금면 장도 일대에서 확인되며, 다수의 유적과 유물이 발굴되었습니다. 당시 사용된 항로, 해양 방어 전략, 무역의 규모 등을 보여주는 자료는 완도가 단순한 섬이 아닌, 국제적 해양 중심지였음을 입증합니다.
고려와 조선시대에도 완도는 해양 방어의 핵심 지역이었습니다. 특히 조선시대에는 수군진이 설치되어 왜구의 침입을 막는 거점으로 활용되었으며, 봉수대와 해안 포진지, 선창지 등이 정비되었습니다.
근현대에는 일제강점기를 거치며 어업과 수산업 중심의 산업구조가 자리잡았고, 해방 이후에는 완도 전복, 미역, 다시마 등 해조류 중심의 산업이 급성장하면서 오늘날 대한민국 최대의 해조류 생산지로 알려지게 되었습니다.
청해진 유적과 수군진, 해양 문화유산
완도군은 장보고 장군과 관련된 유적을 비롯하여 다양한 시대의 역사 유산을 간직하고 있습니다. 대표적인 유적지로는 다음과 같습니다.
① 장보고 유적지 (청해진 유허지)
완도읍에서 차량으로 약 30분 거리인 고금도 장도 일대에 위치한 청해진 유허지는 9세기 신라 해군기지의 흔적이 남아 있는 곳입니다. 여기에는 장보고 장군 동상, 청해진 유적전시관, 선박 복원관, 해양문화체험장 등이 함께 조성되어 있습니다.
② 장도 청해진 유물전시관
청해진에서 발굴된 유물들을 전시한 곳으로, 도자기, 무기류, 항해도구, 생활용품 등 다양한 신라시대 유물들이 보관되어 있습니다. 장보고의 국제적 교역활동을 엿볼 수 있는 전시물이 많아 학술적으로도 매우 중요한 장소입니다.
③ 정도리 구계등 일대 고분군
완도군 완도읍 정도리 일대에 있는 이 고분군은 고대 남해 해상 세력의 흔적으로 추정되며, 남해안을 통제하던 세력의 무덤으로 여겨집니다. 도굴로 인해 많은 유물이 유실되었지만, 일부 토기와 철기류가 발굴되었으며 문화재적 가치가 큽니다.
④ 수군진 터 및 봉수대
조선시대에 설치된 완도 수군진은 현재도 그 터가 남아 있으며, 일부는 복원되어 관람이 가능합니다. 또한 해안 고지대에는 봉수대의 흔적이 남아 있어 당시 해상 방어 체계를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됩니다.
이 외에도 완도에는 크고 작은 사찰, 서원, 향교 등의 전통 유적과 함께, 일제강점기 흔적이 남은 근대 유적들도 남아 있어 다양한 시대의 흔적을 체험할 수 있습니다.
장보고 축제
완도의 전통문화는 섬과 바다라는 지리적 특성이 강하게 반영되어 있습니다. 해상 풍어제, 수산물 관련 제례, 어업 기반 공동체 문화 등은 지금까지도 마을 단위로 전승되고 있습니다.
① 장보고 축제
완도를 대표하는 지역축제로, 매년 5월경 청해진 유적지에서 개최됩니다. 장보고의 업적을 기리는 제향의식과 함께 해상 재현극, 전통놀이, 해양스포츠 체험, 해상 무역 퍼포먼스 등 다양한 프로그램이 진행됩니다.
② 완도 해조류박람회
완도군이 주최하는 전국 단위 박람회로, 국내외 해조류 산업과 식문화, 건강식품 등을 주제로 열리는 행사입니다. 해조류 요리 경연, 해조류 가공체험, 청소년 체험부스 등이 마련되어 관광과 산업, 교육이 융합된 축제로 평가받습니다.
③ 전통 풍어제
완도 각지의 마을에서는 음력 정월 또는 3~4월 사이에 풍어제를 지내며, 마을 어장과 해역의 평안을 기원합니다. 주민들이 고유 의복을 입고 제례를 올리며, 민속놀이와 공동 식사 문화가 함께 이어지며 공동체 전통의 소중함을 재확인하는 행사입니다.
완도의 음식
완도는 대한민국에서도 손꼽히는 청정 해역을 가진 지역으로, 해산물 중심의 향토음식이 잘 발달해 있습니다. 특히 전복, 해조류, 문어, 낙지, 멍게, 바지락 등 자연산 재료를 활용한 음식이 많아 건강식으로도 각광받고 있습니다.
① 완도 전복요리
완도 전복은 뛰어난 품질로 국내뿐 아니라 해외 수출도 활발히 이루어지는 지역 대표 특산물입니다. 전복죽, 전복회, 전복버터구이, 전복장 등 다양한 조리법이 존재하며, 완도를 찾는 여행객 대부분이 찾는 필수 먹거리입니다.
② 해조류 비빔밥
미역, 다시마, 톳, 매생이 등 다양한 해조류를 사용한 비빔밥으로, 완도만의 바다 내음이 살아 있는 음식입니다. 저칼로리 고영양 식단으로 여성 관광객들에게도 인기가 높습니다.
③ 매생이국 & 매생이굴국밥
완도에서 채취한 매생이로 만든 국물 요리로, 부드럽고 진한 풍미가 일품입니다. 겨울철 대표 음식이며, 해장용으로도 좋고 노화 방지, 피부 개선 등의 효능으로 건강식으로도 주목받고 있습니다.
④ 문어숙회 & 낙지볶음
문어와 낙지는 완도 인근 바다에서 갓 잡은 재료로 조리되며, 식감이 탁월하고 조리법도 간단해 지역 식당에서 쉽게 접할 수 있습니다. 특히 문어숙회는 지역 잔치나 제사에도 자주 쓰이는 전통 음식입니다.
이 외에도 바지락칼국수, 해물파전, 멍게비빔밥 등 섬 지역 특유의 해물 요리가 많으며, 최근에는 이들 향토음식을 지역 축제와 연계해 관광 상품화하려는 시도도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습니다.
완도군은 청해진의 장보고 정신부터 조선 수군의 방어 유산, 그리고 풍요로운 바다가 만들어낸 미식 문화까지 다채로운 매력을 지닌 지역입니다. 역사가 살아 숨 쉬는 유적지 탐방, 섬 문화가 깃든 축제, 그리고 신선한 해산물이 풍부한 음식은 완도를 단순한 관광지를 넘어 체험과 힐링의 공간으로 변화시키고 있습니다. 완도를 방문할 계획이 있다면 자연 경관과 함께 그 속에 담긴 문화적 이야기들을 꼭 경험해보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