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라북도 익산은 찬란했던 백제의 문화와 역사, 다양한 전통 문화체험, 그리고 지역 고유의 맛있는 음식까지 고루 갖춘 종합 여행지입니다.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인 미륵사지와 왕궁리유적, 익산보석박물관, 근대문화유산, 그리고 전국적으로 유명한 향토 음식까지—익산은 단순한 관광지를 넘어 진정한 역사문화도시로 거듭나고 있습니다. 이 글에서는 익산의 대표 역사 유적지, 현대와 전통이 어우러진 문화 공간, 그리고 지역의 맛을 담은 음식들을 소개합니다.
익산 미륵사지, 왕궁리 오층석탑,
익산은 백제의 마지막 수도 후보지로, 사비(부여)와 더불어 정치적, 종교적 중심지로 기능하던 지역입니다. 특히 무왕이 천도를 계획했던 도시로, 고대 왕국의 건축과 도시계획 흔적이 고스란히 남아 있는 도시이기도 합니다. 이로 인해 익산에는 백제 후기의 핵심 유적들이 밀집되어 있으며, 2015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된 “백제역사유적지구” 중 익산지역이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그 대표적인 유적이 바로 미륵사지입니다. 익산시 금마면에 위치한 이 유적은 백제 무왕이 건립한 사찰로 알려져 있으며, 국내 최대 규모의 백제 사찰터로 손꼽힙니다. 동서 쌍탑이 있었던 사찰 구조와 중심 금당, 회랑 등 고대 사찰 배치의 전형을 잘 보여주는 이 유적은, 단순한 건축물이 아니라 당시 백제의 정치·종교적 야망이 담긴 상징적 공간이기도 합니다. 특히 1998년부터 약 20여 년에 걸친 보수작업을 통해 완전히 복원된 미륵사지 석탑은 동아시아 석탑 건축의 최고봉으로 평가받고 있으며, 국보 제11호로 지정되어 있습니다.
미륵사지 유적 옆에는 국립익산박물관이 자리해 있으며, 이곳에는 미륵사지에서 출토된 다양한 유물들이 전시돼 있습니다. 특히 금동사리봉안기와 사리장엄구 등은 백제 불교문화의 정수를 보여주는 유물들로서 국내외 학계의 큰 관심을 받았습니다. 관람객들은 이곳에서 백제의 불교미술, 건축, 왕권과 종교의 관계 등을 입체적으로 이해할 수 있습니다.
또한, 왕궁리유적 역시 빼놓을 수 없습니다. 이곳은 백제 왕궁의 후보지로 추정되는 장소로, 익산이 단순한 지방 도시가 아닌 중앙 권력이 직접 지배했던 도시였음을 보여주는 유적입니다. 왕궁리 오층석탑(국보 제289호)은 백제와 통일신라 양식이 혼합된 독특한 구조를 가지고 있으며, 석탑 내부에서는 유리병, 금제 장신구, 불상 조각 등이 출토되어 고대 왕실 불교의 신앙과 화려함을 동시에 보여줍니다.
익산은 백제 뿐 아니라 근대사에서도 중요한 위치를 차지합니다. 익산역과 옛 군산선 철길, 이리역 폭발사고 기념관 등은 근현대 산업 발전의 흔적과 아픔을 함께 안고 있는 장소들입니다. 특히 익산역은 호남선과 전라선, 장항선이 교차하는 교통의 요충지로, 현재도 많은 관광객이 익산 여행의 시작점으로 삼고 있는 상징적인 장소입니다.
이처럼 익산은 단순한 유적 관람을 넘어, 고대와 근현대가 교차하는 살아 있는 역사 교육의 장이자, 도시 전체가 하나의 역사 박물관이라 해도 과언이 아닐 만큼 풍부한 유산을 자랑합니다.
보석박물관, 한지공예체험관
익산은 전통문화의 본류를 지키면서도, 이를 현대적으로 해석하고 체험할 수 있도록 다양한 공간을 개발해왔습니다. 단순히 유적을 보는 데 그치지 않고, 참여하고, 경험할 수 있는 문화도시로서 면모를 갖추고 있습니다.
대표적인 문화 공간 중 하나는 보석박물관입니다. 익산은 국내 최대 귀금속 산업의 중심지로, 귀금속 제조와 유통, 디자인이 활발히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이를 반영하듯 보석박물관은 단순한 전시가 아니라 교육과 체험이 결합된 공간으로, 어린이부터 어른까지 다양한 연령대가 즐길 수 있도록 구성돼 있습니다. 희귀 광물 전시, 보석 원석 가공 체험, 나만의 반지 만들기 워크숍 등은 익산의 산업적 특색을 체험할 수 있는 좋은 예시입니다.
또한, 익산문화예술의전당과 솜리문화예술회관은 지역 예술인과 시민들이 함께하는 문화 공간으로, 정기적인 연극 공연, 음악회, 미술 전시 등이 열리며 익산의 문화적 자산을 확장시키고 있습니다. 특히 지역 특색을 반영한 시민 참여형 프로젝트가 다양하게 기획되어 지역 사회와 관광객의 유대를 높이고 있습니다.
익산은 또한 전통시장 문화가 여전히 활발히 유지되고 있는 도시입니다. 특히 익산 북부시장과 익산 중앙시장에서는 향토 음식과 더불어 전통 공예품, 의류, 생활잡화 등 다양한 상품을 경험할 수 있으며, 주말마다 열리는 플리마켓과 버스킹 공연은 젊은 감각과 전통이 어우러진 색다른 분위기를 만들어냅니다.
문화체험으로는 전통 한지공예 체험관, 농촌 체험마을, 백제복식 체험 프로그램 등이 있습니다. 한지공예 체험은 어른과 아이가 함께 즐길 수 있는 활동으로, 전통 부채, 한지등, 연필꽂이 등을 만들며 백제의 문화를 체험할 수 있습니다. 농촌체험마을에서는 벼베기, 김장, 떡메치기, 된장 담그기 등 사계절별 농촌 문화를 직접 체험할 수 있습니다.
이외에도 미륵사지, 왕궁리유적지 주변에는 디지털 해설 시스템, AR·VR 체험 부스, 무인 안내기기 등이 도입되어 전통문화에 대한 접근성이 향상되었습니다. 전통과 현대, 고정과 참여의 벽을 허문 익산의 문화 공간은 관광객들에게 매우 긍정적인 반응을 얻고 있습니다.
돌솥비빔밥, 백제한정식, 솜리우동
익산은 역사와 문화의 도시일 뿐만 아니라, 그 지역성과 계절감을 살린 다양한 향토 음식으로도 명성이 높습니다. 전라북도 전체가 맛의 고장으로 불리지만, 익산은 그 중에서도 농산물 중심의 건강한 식문화와 전통이 살아 있는 밥상으로 주목받습니다.
가장 먼저 소개할 음식은 익산 돌솥비빔밥입니다. 익산 인근 지역에서 재배한 유기농 나물, 김치, 표고버섯, 무농약 쌀 등을 활용하여 만든 이 음식은 단순한 비빔밥이 아니라, 건강과 정성이 가득 담긴 한 그릇입니다. 지역 전통 한식당에서는 돌솥에 직접 불을 붙여 밥을 지어내는 전통 방식으로 제공되어, 맛뿐만 아니라 시각적인 즐거움도 더해집니다.
백제한정식도 익산을 대표하는 음식 중 하나입니다. 미륵사지와 왕궁리유적 근처에 위치한 전통 한식당에서는 백제시대의 식문화를 현대적으로 재현한 한정식을 제공하는데, 특히 연잎밥, 더덕구이, 도라지무침, 곤드레나물 등 산지에서 직송된 재료를 이용한 10여 가지의 반찬이 한 상 차려집니다. 외국인 관광객이나 가족 단위 여행객에게 인기가 많습니다.
익산은 국수와 탕 요리도 유명합니다. 지역의 오래된 국숫집에서는 멸치육수에 정성껏 삶은 칼국수와 칼제비가 제공되며, 장날에는 칼국수와 함께 곁들여 먹는 보쌈이 빠지지 않습니다. 특히 솜리우동은 지역의 대표 서민 음식으로, 얼큰하고 개운한 맛으로 점심시간 줄을 설 정도로 인기가 높습니다.
익산 인근의 농촌지역에서는 청국장, 된장찌개, 보리밥 정식, 쌈밥 등이 많이 제공되며, 건강을 중시하는 여행객들에게 적합한 식사 코스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특히 보리밥 쌈밥은 제철 나물과 된장소스를 곁들여 깻잎, 상추, 취나물 등에 싸먹는 방식으로 제공되며, 지역민들이 평소 즐겨 먹는 음식입니다.
익산의 제과 및 디저트 문화도 최근 주목받고 있습니다. 익산 중앙시장과 젊은 감성의 카페 골목에서는 지역 농산물을 활용한 떡케이크, 고구마 브레드, 밤양갱, 밤식빵 등이 판매되고 있으며, 특히 주말에는 지역 작가들과 협업한 디저트 팝업 부스도 운영되어 젊은 층 관광객에게 좋은 반응을 얻고 있습니다.
익산의 음식은 단순한 맛을 넘어, 그 지역의 문화와 사람, 계절이 담긴 이야기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진심과 정성이 깃든 식사 한 끼는 익산 여행의 완성도를 높이는 중요한 요소입니다.
익산은 단순한 관광지를 넘어, 과거와 현재가 유기적으로 공존하는 고품격 역사문화도시입니다. 미륵사지와 왕궁리유적에서 느끼는 백제의 찬란함, 보석박물관과 전통시장 속에서 경험하는 현대 문화, 그리고 건강하고 정갈한 향토 음식은 익산 여행을 더욱 풍요롭게 만듭니다.
가족 여행, 역사 교육 여행, 문화 체험 여행, 미식 여행—그 어떤 목적의 여행이든 익산은 모든 기대를 충족시킬 수 있는 충분한 매력을 지닌 도시입니다. 다음 여행지로 익산을 선택해보세요. 과거의 유산과 현재의 품격이 만나는 그곳에서, 진짜 한국을 발견할 수 있을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