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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수의 고분군과 지석묘, 장수향교, 올갱이국

by 코스모스1-탱고 2025. 6.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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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화산 봉수대
봉수대

 

전라북도 동부 내륙에 자리한 장수군은 천혜의 자연경관과 유서 깊은 역사, 그리고 정갈하고 깊은 맛의 향토음식이 조화롭게 어우러진 고장입니다. ‘장수(長水)’라는 이름 그대로 맑은 물과 푸른 산이 함께하는 이곳은 해발 400m 이상의 고지대에 위치해 청정 자연환경을 자랑합니다. 특히 백두대간의 중심부를 이루는 지리적 특성은 장수군의 역사와 문화 형성에 결정적인 역할을 해왔습니다. 이 글에서는 장수군의 역사적 배경, 꼭 가봐야 할 유적지, 그리고 오랫동안 지역 주민의 삶 속에서 지켜져 온 향토음식 문화를 중심으로 장수를 깊이 있게 소개하고자 합니다.

고분군과 지석묘, 동학농민혁명

장수군의 역사는 선사시대까지 거슬러 올라갑니다. 장수군 일대에서는 청동기 유물과 석기 시대 유물이 다수 출토되었으며, 특히 북일면 일대의 고분군과 지석묘는 당시 고대 문명의 중심지로서 장수의 위상을 입증하는 자료입니다.

삼국시대에는 백제의 영토였으며, 장수 지역은 백제의 군사적·행정적 거점으로 기능했습니다. 이는 백제의 동부 방어선과 물류 통로를 담당하던 지역이었기 때문입니다. 이 시기 유적들은 현재 장수읍과 산서면 일대에서 확인할 수 있으며, 백제의 토기류, 고분 흔적 등이 다수 발굴되었습니다.

고려시대에는 ‘장계현’이라는 이름으로 불리며 군사적 요충지로 중시되었습니다. 특히 백두대간의 험준한 산세와 맞물려 고려의 방어 전략 상 중요한 위치에 있었고, 각종 사찰과 서원이 세워졌습니다. 이 중 일부는 지금도 형태를 유지하고 있으며 지역 주민의 정신적 지주로 자리매김하고 있습니다.

조선시대에는 본격적으로 행정구역으로 정비되며 ‘장수현’으로 승격되었고, 유교문화와 성리학적 전통이 지역사회 전반에 깊게 뿌리내렸습니다. 이를 상징하는 것이 장수향교로, 이곳에서는 여전히 석전제와 유교 관련 의례가 정기적으로 이어지고 있습니다.

근대사에 들어서면서 장수는 동학농민혁명의 주요 무대가 되었습니다. 특히 장수군 번암면, 장계면 일대에서는 동학군의 조직과 활동이 활발히 전개되었으며, 여러 전투가 벌어졌습니다. 현재 장수 동학농민혁명기념관이 조성되어 이 지역의 항쟁 역사를 후손들에게 알리고 있습니다. 이처럼 장수군은 고대부터 근현대에 이르기까지 한국사의 주요 흐름이 응축된 역사문화의 중심지라 할 수 있습니다.

장수향교, 봉화산 봉수대, 

장수군의 유적지는 자연환경과 어우러져 한 폭의 수묵화를 연상케 합니다. 다양한 시대를 아우르는 유적지가 고루 분포되어 있어 역사 탐방과 자연 체험을 동시에 할 수 있다는 점에서 매력적인 여행지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첫 번째로 소개할 유적지는 장수 북일 고분군입니다. 이곳은 전라북도 기념물 제121호로 지정된 유적으로, 백제 후기의 고분 양식을 간직하고 있습니다. 6기의 고분으로 이루어진 이 유적은 백제 상류층의 무덤으로 추정되며, 주위로는 고분 시대 유물들을 전시한 작은 문화관도 마련되어 있어 교육적 효과가 뛰어납니다.

다음은 장수향교입니다. 장수향교는 조선시대 중기에 창건되어 이후 여러 차례 중건된 지역 유림의 중심지입니다. 이곳에서는 석전제와 전통 교육이 여전히 유지되고 있으며, 고풍스러운 전통 한옥의 건축미와 고요한 분위기로 인해 사색과 휴식을 겸한 방문이 가능합니다. 향교 인근에는 서당과 고가(古家)가 함께 있어 전통 유교마을의 분위기를 생생히 느낄 수 있습니다.

불교문화의 흔적을 느끼고 싶다면 장안산 자락의 신흥사와 백화암을 추천합니다. 특히 백화암은 백두대간 줄기의 맥을 따라 조용한 산속에 위치해 있으며, 템플스테이 장소로도 유명합니다. 불교 수행자들뿐 아니라 일반인들에게도 개방되어 있으며, 명상과 휴식을 위한 장소로 적합합니다.

또한 장수는 동학농민혁명기념관과 무장포대지, 항일 독립운동가 기념비 등의 근현대사 유적도 풍부합니다. 특히 장수군 장계면에 위치한 동학기념관은 전시뿐 아니라 체험형 교육프로그램도 함께 운영되어, 어린이와 청소년 교육에 적합한 장소로 각광받고 있습니다.

이외에도 계남면의 와룡암지, 번암의 봉화산 봉수대, 덕산리 석불좌상, 칠보산성 등 다양한 시대의 유적지가 산재해 있어, 장수군 전체가 ‘야외 역사박물관’이라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계절별로 트레킹과 함께 유적지를 둘러보는 ‘역사체험형 여행코스’도 개발되어 있어 여행객들에게 인기 있는 테마 관광지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한우, 사과, 올갱이국

장수군의 향토음식은 산간지대 특유의 청정 자연을 기반으로 한 건강한 식재료에서 출발합니다. 특히 장수는 고랭지 지역으로, 해발 고도가 높고 일교차가 커서 농산물의 품질이 뛰어나며, 그만큼 음식의 깊이와 풍미도 남다릅니다.

장수의 대표 음식은 단연 장수 한우입니다. 장수는 고랭지 목초지에서 자란 한우를 생산하며, ‘장수한우’는 전국적인 명성을 자랑합니다. 장수한우는 지방이 적고 육즙이 풍부한 것이 특징이며, 구이용, 불고기용, 전골용 등으로 다양하게 즐길 수 있습니다. 특히 장수한우프라자에서는 고기를 구매한 후 인근 식당에서 바로 구워 먹을 수 있는 시스템을 운영해 여행객들에게 큰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또 하나의 별미는 장수 사과입니다. 고지대에서 재배된 장수 사과는 당도가 높고 껍질이 얇으며, 향이 풍부합니다. 사과를 주재료로 한 사과청, 사과김치, 사과잼 등 가공식품도 다양하게 판매되며, 특히 사과를 넣어 만든 사과수육은 장수만의 이색적인 요리입니다. 사과의 단맛과 육류의 담백함이 어우러진 메뉴로, 지역 음식점에서 맛볼 수 있습니다.

올갱이국(다슬기국)도 장수에서 널리 먹는 음식 중 하나입니다. 장수의 맑은 계곡물에서 잡은 올갱이로 끓인 국은 해장용으로도 좋고, 담백하면서도 깊은 맛이 특징입니다. 다진 마늘, 대파, 들깨가루가 들어가며, 장수에서는 특히 들깨를 듬뿍 넣어 고소한 풍미를 극대화합니다.

봄철에는 두릅무침, 취나물된장국, 산나물비빔밥 등 계절별 자연 재료를 활용한 음식이 사랑받으며, 겨울철에는 장수 묵밥, 도토리묵무침, 시래기찌개 등이 주식으로 제공됩니다. 특히 장수묵밥은 메밀묵이나 도토리묵을 김치국물에 말아 먹는 음식으로, 건강한 한 끼 식사로 제격입니다.

장수 전통시장이나 농특산물 판매장에서는 직접 만든 한과, 고추장, 된장, 장아찌류 등도 구입할 수 있습니다. 대부분 지역 농가에서 만든 수제 제품으로, 첨가물이 거의 없어 건강식품으로 주목받고 있습니다. 장수 향토음식은 단순히 ‘맛있는 음식’이 아니라, 자연과 전통을 함께 담은 ‘문화적 밥상’이라 할 수 있습니다.

장수군은 단순한 시골 마을이 아닙니다. 고대 유적에서 근현대사까지 아우르는 깊은 역사, 백두대간이 품은 천혜의 자연, 그리고 땅과 물이 길러낸 건강한 향토음식까지 — 이 모든 것이 한 데 어우러진 문화와 생명의 땅입니다. 느리게 걷고, 천천히 보고, 깊이 맛보는 여행을 원한다면 장수는 최적의 선택지입니다. 산업화의 거센 물결 속에서도 자연과 전통을 지켜온 이 곳에서, 진짜 한국의 정체성과 가치를 발견해보세요. 다음 여행지는 바로 장수군이 되어야 할 이유가 충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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